길(농미회 화가, 근신 이영미)

익명d2a7c5 | 2015.05.11 11:25:17 | 조회 1939

올곧게 뻗는 나무들보다는 휘어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.
독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.
일직선으로 뚫린 메마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길이 더 아름답습니다.
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요.
삶은 가는 것입니다.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.
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
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
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.
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길
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
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것입니다
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
명술 즐거움에 밤을 헤며. 근신 이영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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